글쓴이 보관물: kmj83152

건강한 급식 캠페인 / Healthy School Lunch Campaign

얼마 전까지 학창 시절 성적이 좋았거나, 좋은 대학교 출신의 똑똑한 남자들이 인기를 끌며 뇌가 섹시한 남자의 줄임말인 ‘뇌섹남’이 핫한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이와 비슷한 형태로 요리하는 남자가 인기를 끌며 요리하는 섹시한 남자의 줄임말로 ‘요섹남’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먹방 콘텐츠가 소비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나 같은 소재로 약간 포인트를 바꾼 쿡방, 즉 요리하는 방송이 2015년의 가장 큰 이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백종원이 출연하던 때에는 항상 백종원이 시청률 1위를 독차지하였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인스타그램에는 그 날의 레시피를 따라서 만든 요리 사진들이 가득 실리곤 했다. 또한, 스타들의 냉장고를 그대로 스튜디오로 가지고 와서 셰프들이 15분 만에 요리를 만들어 대결을 펼치는 ‘냉장고를 부탁해’ 역시 요리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보여주고, 방송 말미에는 레시피를 정리해서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하여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이화여자대학교 앞에서 빵집을 하는 ‘냉장고를 부탁해’의 이원일 셰프는 ‘이대 김수현’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영국에서는 우리나라보다 먼저 이렇게 뜨거운 사랑을 받는 셰프가 있었다. 제이미 올리버는 영국의 스타 셰프로, 건강한 식문화를 이끌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설탕을 많이 넣는 장면을 가감없이 보여주며 ‘슈가 보이’라는 별명을 얻은 백종원 셰프와 달리 당뇨병 예방을 위해 설탕 섭취를 줄여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여 둘을 비교하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유명 셰프인 제이미 올리버가 영국 학교의 급식 문제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며 시작한 캠페인에 대해서 소개해보고자 한다.

당시의 영국 급식 환경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 영국의 급식제도는 우리나라처럼 전문적인 영양사가 상주하는 것이 아니라서 영양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식단이 제공되고 있었다. 급식판에 치킨 너겟 몇 조각이 전부이거나 과자 봉지만 달랑 나오기도 했다. 제이미 올리버는 일류 셰프들과 함께 학교에 직접 가서 아이들의 점심을 요리해주었다. 영양 가득한 맛있는 푸짐한 점심을 본 아이들의 반응은 기쁨이 아닌 거부였다. 이미 정크 푸드에 입맛이 길들여진 아이들은 샐러드를 보고 역겹다며 제이미를 쫓아내달라고 학교에 항의하기도 하였다. 이에 제이미 올리버는 이제껏 아이들이 먹던 치킨 너겟이 얼마나 나쁜 재료로 만들어지는지 눈앞에서 보여주며 충격요법을 사용하였다. 이러한 노력에도 큰 변화가 없던 아이들이 변하기 시작한 것은 알레르기나 천식 등의 병이 사라지면서부터이다. 놀랍게도 급식을 바꾼 지 약 2주 만에 아이들의 건강에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까지의 급식이 아이들의 건강에 얼마나 해로웠는지, 또 건강한 급식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일이었다.

특정 학교만을 대상으로 하는 일회성 캠페인에 그친 것이 아니라 조리사, 선생님, 아이들 나아가 학부모에게까지 건강한 요리에 대한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건강한 식습관을 위해 대대적인 개혁을 실시하였다. 프로그램 방송 후 학부모들의 탄원에 힘입어 예산지원을 받아 정부 차원에서 급식 관리 시스템이 구축되었고 스쿨 푸드 트러스트는 칠드런스 푸드 트러스트라는 이름으로 한 민영기업에 의해 그 캠페인이 지속되고 있다.

현재 제이미 올리버는 ‘Food Revolution’ 캠페인을 진행 중에 있는데, 영상에 직접 출연하여 사람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영상에서 제이미 올리버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위해 영양가 있는 건강한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 자신의 목표임을 밝히고, 이를 위해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함을 호소한다. 그는 식습관과 연관된 질병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은데, 이것이 예방 가능하기 때문에 우리가 이 캠페인에 참여한다고 말하고 있다. 제이미는 아이들이 비만과 당뇨로부터 고통 받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계획이 있다며 ‘식품 교육’이라는 계획을 소개한다. 그는 아이들에게 음식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이야기하며, 우리가 힘을 합치면 전 세계의 정부들이 이 이슈에 대해 외면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영상 말미에는 링크를 누르고 서명에 참여하고, 공유를 해달라는 직접적인 메시지도 전달하고 있다.

유명 셰프가 이슈에 대한 발화를 제대로 하고, 이에 제도적 지원이 힘을 보태고 추후 지속적 캠페인으로까지 이어지며 영국인들의 건강한 식문화를 만드는 훌륭한 헬스커뮤니케이션 사례였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셰프가 유명세를 얻고, 급식 관련 문제적 이슈가 지속적으로 등장하며 영국과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다. 영국의 스쿨 푸드 캠페인의 성공요인을 잘 되새기며 유명 셰프를 통한 사회적 문제 제기, 정부의 뒷받침, 지속적인 캠페인 유지를 목표로 하나의 캠페인을 만들어 볼 수 있겠다.

광고의 드라마타이징 기법 / Dramatizing Advertisement

최근 광고의 홍수 속에서 대중의 눈길을 끌기 위해 다양한 새로운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그 중에서 눈길을 끄는 것이 바로 광고의 드라마타이징 기법이다.

Dramatizing이란, Drama와 Advertising을 결합한 용어로, 광고를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하여 한 편의 드라마처럼 만드는 것이다. 시도 때도 없이 등장하는 광고를 소비자들은 귀신같이 알아채고 이를 차단함으로써 불필요한 정보 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으려고 한다. 광고의 드라마타이징 기법은 이러한 시청자들이 광고를 접할 때 이것이 광고가 아니라고 생각하도록 속이는 기능을 한다. 다양한 배우 등의 출연진들이 설정된 줄거리 속에서 각자의 캐릭터를 가지고 스토리텔링을 하고 있기 때문에 큰 집중을 쏟지 않고 있는 상태의 시청자들에게 드라마타이징 광고는 한 편의 드라마 콘텐츠로 인식된다.

이처럼 시청자들을 속이는 전략은 SNS 상에서 많이 찾아 볼 수 있었다. 가장 흔히 드러나는 형태가 카톡 대화로 연인의 이야기를 풀어내다가 중반부터 억지스러운 연결로 광고로 이어지며 결국 마지막에는 광고하고자 하는 대상이 화면을 자리잡는다. 이 광고의 경우 사람들은 속았다는 기분 때문에 오히려 해당 제품이나 브랜드에 대해 나쁜 인식을 가지게 된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드라마타이징 광고와 앞의 사례의 차이점은 바로 콘텐츠의 질이다. SNS 사례에서는 전혀 다른 주제인 척 사람들을 속이는 전반부에서는 해당 주제에 관련 있는 타당한 콘텐츠가 전개되지만, 광고임이 드러나는 중반부터는 기존의 주제도, 콘텐츠의 질도 함께 무너진다. 하지만 드라마타이징 광고는 전체의 줄거리가 통일성 있게 진행되며, 콘텐츠의 질이 유지된다는 점에서 SNS의 기만 광고와 차이가 있으며, 이로 인해 SNS 광고와 달리 시청자 및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하지 않는다.

드라마타이징 광고의 대표적인 사례로 SK 텔레콤의 <이상하자>가 있다.

‘제1화 이상한 시대’편에서는 광고 초반에 “마땅히 그래야 할 것들이 낯설고 이상한 것으로 치부되던 어떤 시대에 대한 이야기다”라는 자막을 활용하여 드라마 배경을 설명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세종대왕의 훈민정음에 대해 모두가 이상한 생각이라며 반대하지만, 박해일은 처음에는 다 이상하게 생각되기 마련이라며 전하의 뜻을 굽히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이상한 생각이 세상을 바꾼다.’는 카피프레이즈가 1화 마지막에 등장하며 광고의 의미를 설명한다.

우선, 잘 짜여진 스토리 속에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들의 연기를 보면서 이것이 광고인지 드라마인지 잘 구분이 안 될뿐더러 마지막에 ‘이상한 생각이 세상을 바꾼다.’는 카피 프레이즈를 현대적 분위기로 읽으면서 SK 텔레콤의 광고임을 알게 되지만, 그래서 SK 텔레콤의 이상한 아이디어는 무엇일지 다음 편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이어지는 광고에서도 전편과 대부분의 인물이 동일하게 출연하고, 사극 배경을 이어가며 연결되는 느낌을 준다. 2,3,4화에서는 각각 커피, 하이힐 (핸드폰 사용), 선글라스를 사극 배경에서 등장시키며 ‘이상하다.’라는 단어를 지속적으로 노출시킨다. 3화의 하이힐 편에서 여자 주인공 설현이 이상한 문물을 파는 집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핸드폰으로 네비게이션을 사용하는 것 이외에는 SK 텔레콤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소재는 등장하지 않는다.

5화 이후로 본격적으로 SK 텔레콤의 기능들이 드라마타이징 광고 속에서 소개된다.

5화는 퓨전 드라마답게 과거 배경 속에 드러나는 미용실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내며 미용실에서 아이의 걱정을 하는 엄마들의 이야기로 시작이 된다. 이 때 한 엄마만 이상하게 아이가 걱정이 안 된다며 서당 앞이라고 거짓말을 하는 딸과의 통화에서 아이가 떡볶이 집 앞에 있음을 스마트폰을 통해 알고 떡볶이를 조금만 먹으라고 주의를 준다. 5화에서는 아이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키즈폰을 소개하고 있다.

6화에서는 뭐든 마음대로만 하려는 설현 아씨와 아씨의 고집을 이상하다고 이야기하는 향단이가 등장한다. 설현 아씨는 자신이 빵을 좋아한다며 빵집에서 모든 할인을 받겠다고 하지만 향단이는 그게 무슨 이상한 소리냐며 아씨를 이상하게 여긴다. 하지만, 설현의 이야기가 가능하다며 남자 배우가 내맘대로 T멤버십을 소개한다.

5화 이후부터는 SK 텔레콤의 서비스들이 소개되지만 통신사와 관련 없는 소재로 진행되었던 1-4화까지의 패턴과 동일한 패턴을 유지하며 시청자들이 기만 광고에서 느끼는 배신감을 덜 수 있었다. 아마 4화까지 직접적인 광고를 내보내지 않고 배경을 제공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라고 추측해볼 수 있다. 일관된 분위기를 유지하며 매번 새로운 에피소드로 다양한 기능들을 소개하는 SK 텔레콤의 <이상하자> 광고는 드라마타이징 기법을 사용하여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 뿐만 아니라 탄탄한 스토리와 전략으로 광고임을 알면서도 이를 거부하지 않고 계속 보게 만드는 콘텐츠로 승부수를 띄웠다는 점에서 살펴볼 의의가 있다.

감동을 주는 광고 / Touching Advertisement

광고주들은 어떤 사람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지를 항상 염두에 두고 광고를 제작합니다.  이렇게 만든 광고를 또 어떤 채널을 통해 얼마나 송출해야 할지도 철저히 계산해야 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사람들이 직접 공유하고 퍼뜨려 전 세계적 관심을 받은 광고가 있습니다. 이 광고의 어떤 점이 그 모든 계산을 뛰어넘어 모두의 사랑을 받게 만들었을까요?

https://www.youtube.com/watch?v=K9vFWA1rnWc

이 광고는 태국의 ‘타이 생명 보험’ 광고입니다. 먼저 광고 내용을 봅시다.

광고의 주인공은 평범한 젊은 남성입니다.

길을 가던 중 건물에서 갑자기 물이 쏟아져 주인공의 머리와 옷이 젖습니다. 흔히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낼 것이라는 예상을 빗나가고, 주인공은 화분도 잘 자라고, 바닥에 물이 고여 사람들이 다칠 일 또한 없도록, 옆에 있던 화분을 물이 쏟아지는 자리에 옮겨둡니다.

그 이후로도 횡단보도 턱에 리어카가 걸려 끙끙대고 계신 노점상 아주머니의 리어카를 대신 밀어드리고, 밥을 먹던 중 다가온 강아지에게 닭다리를 통째로 내어줍니다.

길에서 구걸하는 가난한 모녀를 보고 걸음을 멈춘 주인공은, 아이의 교육을 위한 돈이 필요하다는 팻말을 보고 넉넉하지 않은 지갑에서 남은 돈보다 더 큰 돈을 아이에게 줍니다. 이 모습을 보던 한 할아버지는 인상을 찌푸린 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듭니다. 우리가 흔히 착하면 못 쓴다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할아버지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퇴근 길 옆집 할머니의 문고리에 바나나를 몰래 걸어두는 것으로 그의 하루 일과는 마무리됩니다. 아마 혼자 사시는 분이시겠죠? 할머니는 의심의 끈을 놓지 않은 듯 문을 살짝만 열어 주인공의 뒷모습을 지켜보십니다.

여기에서 “매일 이러한 일을 하는 것으로 그는 무엇을 되돌려 받는가?” 라는 내레이션이 나옵니다.

다시 한 번 등장하는 그의 일과.

여전히 화분에 물이 쏟아지고 있고, 리어카 아주머니는 이제 당연하다는 듯 주인공을 기다립니다. 오히려 왜 이렇게 늦게 왔냐는 듯 주인공에게 핀잔을 주는 모습입니다. 강아지도 구걸하는 소녀도 주인공이 늘 주는 사람인 냥 바라고 있습니다. 할머니는 여전히 의심을 버리지 못한 표정입니다.

“그는 아무것도 얻지 못합니다. 더 부유해지지도 않고, 유명해지지도 않는다.”

하지만 세상은 작은 변화를 보여줍니다.

처음에 바짝 말랐던 화분에서는 이제 꽃이 피었고, 리어카 아주머니와는 장난을 나눌 정도로 가까운 사이가 됩니다. 강아지는 음식만 얻어먹는 것이 아니라 그를 졸졸 쫓아다니며 애정을 드러냅니다. 구걸하던 모녀의 장면에서는 약간의 긴장감을 주면 늘어졌던 분위기를 한 번 집중시키는데요, 소녀의 자리가 비어있는 것을 보고 주인공은 놀란 표정을 짓습니다. 여전히 애원하는 어머니의 표정에서 아이가 혹시 잘못된 건 아닐까 하는 긴장감이 감도는데요, 멀리서 교복을 입고 예쁘게 걸어오는 소녀를 보고 환한 미소를 짓는 주인공이 보이고, 여기에서 다음의 내레이션이 함께 나옵니다.

“그가 받는 것은 감정입니다.” “그가 보는 것은 행복입니다.”

쌓여가는 주인공의 작은 배려에 꽃이 피고, 사람 간에 사랑이 싹트고, 동물과도 우정을 나눕니다. 앞에서 주인공을 보며 고개를 젓던 할아버지는 놀란 듯이 안경을 벗고 그 모습을 바라봅니다. 이 할아버지는 냉소적인, 차가운 현대 시민들의 모습을 대변하는 거겠죠.

광고의 제목 ‘UNSUNG HERO’처럼 주인공은 이름 없는 영웅입니다. 소소한 선행이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지, 또 주인공이 가치 있게 생각하는 감정, 행복이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며 큰 힘을 가지고 있는지 이 광고를 통해 느낄 수 있습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보편적인 가치이지만 다들 잊고 지낸다는 점에서 이 광고는 보다 많은 사람에게 큰 인상을 심어줄 수 있었습니다.

이 광고의 주인공은 ‘타이 생명 보험’을 인격화한 존재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타이 생명보험은 주인공과 같이 언제나 여러분들을 위해 작은 선행을 실천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줌으로써 어떤 사고를 당하면 최소 1억, 어떤 병에 걸리면 최소 오천만원 등의 광고보다 훨씬 신뢰할 수 있고, 맡기고 싶은 보험회사가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공익광고로서의 명성을 얻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그 이름을 알리게 되었습니다.

모두의 마음속에 들어있는 보편적 가치를 감동적인 스토리텔링을 통해 풀어내어 큰 인기를 얻고, 나아가 기업을 광고의 주인공에 대입했을 때 그 가치가 설득력 있게 다가오게 만든 것이 이 광고를 사랑 받게 만든 요소라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사람들을 사로잡는 비결 – 콘텐츠 / How to Capture People’s Attention – Content

요즘 대부분의 사이트에서 동영상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짧게는 5초, 길게는 1분여간 나오는 광고 영상을 시청해야만 합니다. 대부분 그 광고를 기다리는 사이 다른 창을 띄워 새로운 작업을 하거나, 화면에서 시선을 거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드시 봐야하는 영상이 아니라면 광고를 기다리고 싶지 않아 꺼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이러한 광고들은 몇 초 내에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지 못하면 이처럼 쉽게 외면 받게 됩니다. 게다가 기존에 5초였던 인터넷 동영상 광고 시간이 올해 초부터 KBS, MBC, SBS 지상파 3사와 종합편성채널, CJ E&M 등 총 8개 방송사프로그램에 붙는 온라인 광고에 한해서 ‘최소 15초’로 통일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단, 전체 동영상 시간이 1분 미만이면 광고를 넣지 않으며, 위의 8개 방송사 프로그램을 제외한 일반 동영상 광고는 이전처럼 5초가 지나면 건너뛸 수 있습니다.) 사실상 인터넷에서 소비되는 영상 중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는 영상들이 위의 방송사프로그램 소속이기 때문에 이러한 불만을 느끼는 사람들의 범위가 매우 광범위하다는 것이 인터넷 광고에게 큰 위험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광고 시간을 15초로 늘린 이유는 온라인 광고를 집행하는 주체가 광고주로부터 광고비를 받기 위해서는 이용자들이 광고를 오래 봐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기존에는 5초가 지나면 skip 버튼을 누를 수 있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이용자들이 사전 광고가 5초를 넘어가면 바로 건너뛰어버려 광고비를 받을 수 없어짐에 따라 내린 결정입니다.

이렇게 강제적으로 시청하게 되는 광고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만연한 가운데,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았던 광고가 있었습니다. 바로 삼성생명의 ‘당신에게 남은 시간’인데요, 해당 광고는 인상적이고 유의미한 소재와 스토리로 많은 이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0e-7qRBuj0

광고는 검은 화면에 흰 글자로 “당신에게 남은 시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라는 다소 충격적인 메시지와 함께 시작합니다. 의사가 말하는 듯한 “1년 3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내레이션이 차분한 음악과 함께 흘러나오고, 이후로는 각각 씁쓸하고 슬픈 감정을 드러내는 일반인들의 모습과 그들의 이름, 나이, 그리고 남은 시간이 화면에 나타납니다. 모두 1년 남짓 되는 시간을 선고받고 충격에 빠진 모습입니다.

광고는 그 후 건강검진 일주일 후 결과를 듣기 위해 의사 앞에 앉은 여러 시민들의 영상을 차례로 보여줍니다. 결과가 좋지 않다는 말과 함께 남은 시간을 듣고 당황한 사람들에게 의사는 검진 결과서를 건네고 자리를 비웁니다. 결과서를 펼쳐보니 일주일 전 직접 작성했던 자가 관리 문진표가 나오고, 본인이 평소에 어떤 일에 얼마나 시간을 소요했는지가 빼곡히 적혀있습니다. 다음으로 “당신의 인생에서 그 시간들을 빼면 당신에게 남은 시간은 가족과 함께 할 시간이 됩니다.”라는 메시지가 화면에 나타납니다.

이 광고에서 이야기하는 남은 시간은 바로 평균 수명 기준 남은 시간에서 다른 일들에 소요하는 시간을 모두 제외했을 때 남는 시간입니다. 광고 속 주인공들은 안도와 동시에 가족과 함께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에 사색에 잠깁니다. 각자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가족과 조금 더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끝이 나고, 광고는 처음과 같이 검은 화면에 흰 글씨로 마지막으로 다음으로 미루기에는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고 당부합니다. 그리고 이 광고를 시청하는 사람들도 광고 속 주인공들처럼 남은 시간을 계산해볼 수 있도록 가족 시간 계산기 바로가기라는 버튼이 등장합니다.

가족의 소중함, 가족과의 관계는 사실 참신한 주제가 아닙니다. 오래전부터 다루어져 왔고, 다양한 광고와 매체에서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이 광고의 특별함은 무엇이었을까요? 삼성생명의 ‘당신에게 남은 시간’ 광고는 뻔한 이야기를 뻔하지 않게 다루었다는 점에서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언제나 통하는 가족 이야기를 식상하지 않게 참신한 실험을 통해 풀어내었고, 그 전달 방식 또한 몇 초 내로 시청자들의 주의를 끌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계획하였습니다. 죽음에 대한 보편적인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는 첫 화면과 심장이 쿵 떨어지는 듯한 음향 효과는 일단 시청자들을 사로잡는데 성공합니다. 궁금증을 유발한 뒤 실험 과정이 시작되며 스토리 라인이 이어져 나가는 것도 사람들로 하여금 중간에 광고를 멈추지 않도록 하는 요인이었습니다. 전반적인 콘텐츠가 공감 가능한 주제와 사연들로 일관성 있게 짜여 있으며, 이는 시청자가 스스로 참여할 수 있도록 계산기 프로그램과 연결시키며 광고가 시청자들에게 오래 기억될 수 있도록 하는 완벽한 마무리까지 갖추었습니다.

그림3     그림2그림1

이 광고와 관련하여 대부분의 댓글 반응은 내용에 관한 공감을 드러내며 광고의 주제와 관련하여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등 긍정적인 태도가 많이 보였습니다. 정작 광고를 만든 삼성 기업 자체가 이러한 여건을 충족시켜주지 못한다는 의견과 함께 비판을 가하는 반응도 일부 있었지만, 이 광고가 오히려 삼성의 그러한 이미지를 조금 약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에게 남은 시간’ 광고를 통해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듯이 인터넷 동영상 광고에 대한 사람들의 부정적인 시각과 좁은 입지에도 불구하고 좋은 콘텐츠를 바탕으로 사람들에게 접근한다면 사람들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