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주가 팬클럽? Fan club is an advertiser?

저는 다른 곳으로 이동할 때 버스보다는 지하철을 자주 이용하는 편입니다. 요즘에 지하철을 이용하다 보면 연예인들의 생일을 축하하거나 컴백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담은 광고를 여러 가지 형태로 지하철에 전시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지하철에서 팬클럽 광고를 가장 많이 접할 수 있지만 이외에 버스나 건물의 외벽에서도 팬클럽 광고를 볼 수 있습니다. 팬덤 문화가 발달한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광고가 특히 발달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이러한 광고들은 연예인의 매니지먼트가 아닌 팬클럽에서 제작한 것들입니다. 즉, 광고주와 광고제작자가 팬클럽이라는 것입니다. 팬클럽 광고의 목적은 순수하게 자신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을 홍보할 목적으로 제작되는 것이기 때문에 팬클럽에게 돌아오는 직접적인 물적 이익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연예인을 위해서 광고를 제작하는 것인데요. 이러한 특이한 성향의 광고이기 때문인지 몰라도, 저는 이러한 팬클럽 광고를 보다 보면 약간 거부감이 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팬클럽이라는 문화가 소속된 팬들과는 결속력이 강하지만 외부에는 조금 배타적인 성향을 띠기도 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상업적인 목적이 없기 때문에 광고를 접하는 사람들의 입장을 많이 고려하기보다는 팬클럽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만 일방적으로 전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광고를 보고 새로운 연예인을 알게 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같은 연예인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그 문화를 함께 공유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팬클럽 광고로 인해 광고의 시장이 조금은 넓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직접적인 이윤 획득을 목적으로 하는 광고주가 아니더라도, 그리고 광고제작자가 전문제작자가 아니더라도 광고 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고 질이 떨어진다고 할 수도 없고 오히려 기존 브랜드의 광고보다 광고 컨셉이 덜 제한적이고 자유로울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블로그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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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두 개의 광고는 슈퍼주니어 동해의 생일을 축하할 목적으로 제작된 광고인데요. 남자친구를 군대에 보낸 여자친구, 즉 고무신의 상황을 떠올리게 하는 광고입니다. 페이스북을 하다 보면 남자친구를 군대에 보낸 여자친구들이 기다린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이 연상되는 광고였습니다. 실제로 동해가 현재 입대한 상황인데 저는 생일을 축하하는 이 광고를 통해 그의 근황을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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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위의 두 개의 광고는 god의 16주년을 축하하는 광고입니다.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라는 카피는 god의 노래제목을 인용한 것입니다. 다른 팬클럽의 광고는 주로 특별한 이벤트를 축하한다는 목적이 굉장히 강한데, 이 광고는 축하한다는 것이 주된 목적이긴 하지만 카피를 통해 홍보하려는 연예인과 직접적으로 연결시키면서 연예인을 홍보한다는 데에도 중점을 두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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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강남역 인근 빌딩에서 진행된 전광판 영상광고입니다. 20초 정도의 광고로 다른 광고와 번갈아 가면서 틀어준다고 합니다. 제시카의 팬클럽이 광고주로 참여한 광고입니다.

버스 외부광고를 할 경우, 서울 시내버스를 기준으로 하면 월별로 대략 60만원 이상이고 스크린 도어 광고의 경우에는 가장 작은 사이즈가 100만원대, 초대형 액자는 300만원대 입니다. 적지 않은 비용인데요. 사실 저는 특정 연예인의 팬클럽 활동을 하지 않아서 그런지 팬클럽이 이렇게 비용을 들여가면서 광고를 하는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그러한 광고들이 팬이 아닌 일반 대중에게 특별한 메시지를 주는 것도 아니고 연예인에게도 이익을 가져다 주는 것도 아니니까요. 그래서 팬의 입장이 되어 그들이 심리를 추측해보았습니다. 팬들이 광고를 제작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팬질에 대한 자기합리화’를 꼽을 수 있었습니다. 저도 팬클럽 활동까지 한 건 아니지만 특정 연예인을 좋아한 적이 있었는데요. 특정 연예인을 좋아하다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 세상에서 가장 멋져 보이고 ‘이러한 사람이라면 좋아할 가치가 있어.’라며 팬질에 자부심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팬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을 더욱더 멋지고 예쁘게 광고를 하면서 자신이 하는 팬질을 정당화하고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하는 심리가 작용한 것 같습니다. 팬들의 자기표현이 연예인의 이상적인 모습을 통해 표현되는 것입니다. 팬질도 팬들의 개인적인 생활의 일부이다 보니 연예인이 아름답고 멋지게 표현될수록 팬들 스스로의 가치도 높아지는 것처럼 느끼는 것이죠. 아마 팬들이 볼 때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 출연한 기존 광고들엔 아쉬움이 많이 남을 것입니다. 팬들이야말로 연예인의 예쁜 모습을 가장 잘 아니까요. 그래서 광고주나 광고제작자로 참여한 게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 밖에도 여러 가지 이유로 팬클럽이 연예인 광고 제작에 참여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러한 이유보다도,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광고의 시장이 넓어졌다는 데에 큰 의의를 두고 싶습니다. 광고의 다른 카테고리 분야에서도 점점 비전문인이 광고 제작에 참여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광고라는 것이 홍보의 매개체이기 때문에 여러 분야에서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분야인 것 같습니다.

11월 3, 2015, Brand Stories에 게시되었습니다. 퍼머링크를 북마크하세요. 댓글 4개.

  1. 광고라는게 메세지를 전달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거라는 측면에서 어떤 판매 제품도 구매소비자도 없지만 이 또한 특이한 종류의 광고로 볼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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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역 옥외광고나 지면 광고의 경우 광고 집행비용이 높을 것 같은데 광고주가 팬이었다는 게 의외네요. 소속사가 아닌 팬덤에서 주체적으로 광고를 집행했다는 점이 재미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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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저도 지나가다가 백현 생일축하해!라는 메시지로 도배된 버스를 보고 놀랐던 경험이 있네요. 그렇게 사랑받는 연예인은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구요ㅎㅎ 옥외광고를 마음만 먹으면 그렇게 낼 수 있구나 하는 것도 깨닫기도 했습니다. 팬덤의 힘이 대단하다는 생각까지… ㅋㅋㅋㅋㅋㅋ이런 광고도 그래도 한 사람을 위한 이쁜 마음들이 모인 광고라고 생각하니까 괜히 제 생일 축하 받는 것처럼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더라구요! 포스팅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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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저도 지나가다가 이러한 광고들을 많이 보았는데요,, 팬덤 문화가 발달한 한국만의 현상이라고 봅니다. 제품의 판매 (영리를 목적)를 목적으로 한다는 기존의 전통적인 광고전략과 비교하면 팬클럽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을 홍보하는 목적으로 제작된 광고라는 측면에서 이제는 광고와 홍보의 기준이 모호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재미있는 포스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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